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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고]나는 무엇에 감동하며 살고 있는가?

산을 오르다 보면 계곡에는 맑은 물이 바윗돌 사이를 지나며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어떤 계곡에는 비가 내리거나 비 온 뒤에만 물이 흐르고, 어떤 계곡에는 항상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계곡에 물이 항상 흐르려면 어디선가 땅속으로부터 샘물이 솟아 나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상처와 갈급함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래서 그 목마름을 채우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다한다. 어떤 사람은 많은 돈을 벌어서 갈급함을 채우려 하고, 어떤 사람들은 관중의 환호를 받기 위해 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된다. 혹자는 유권자의 갈채를 받으려고 정치에 중독돼기도한다. 어떤 부모들은 자녀들이 잘 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올인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때 잘나가던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이 환호하던 유권자들이나 관중이 떠나간 뒤에 좌절하고 초라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된다. 봄이 오면 어린 욕망의 싹을 내고 신록이 우거진 한 여름에는 무성한 이파리 때문에 보이지 않던 나무들도 서쪽에서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잎을 떨구고 겨울이 오면 본체를 들어내고 나목으로 한 겨울을 견디며 다음 봄을 기다리며 또 하나의 나이테를 만들어 가듯, 우리도 언젠가는 세상의 물질과 권력과 명예의 잎사귀가 떨어져 나가고 몸통이 드러나게 된다. 그때의 모습이 진정한 내 모습이다.


계곡에 물이 항상 흐르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흘러 들어오는 물 외에도 땅속으로부터 샘물이 솟아나야 하는 것처럼, 우리의 만족도 외부에서 찾는 것은 언젠가 한계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행복한 사람은 외부로부터 찾는 만족감 외에 내부로부터 감사와 기쁨의 샘물이 항상 솟아나는 자아를 가지고 있다. 내면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도 자기 속에 감사와 경탄의 공감능력을 가지고 살아간다.


내면의 여유가 있는 사람은 세상의 모진 바람을 피하거나 약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바람을 헤쳐 나가며 내면을 성숙하게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그들에게는 이 세상 모든 것이 불만의 대상이 아니라 감사와 경탄의 대상이다.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감사와 경탄의 샘물이 쉬지 않고 흘러나온다. 나는 지금 돈, 명예, 권력, 친구가 떠나가도 항상 내면의 여유를 가지고 감사와 경탄의 샘물이 솟아나는 자아가 준비되어 있는지 점검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