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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욕지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글씨에 담아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곽금식씨의 삶’

- 곽금식씨 한 달에 평균 30시간 정도 글쓰기에 집중한다

 

사람은 한평생 살아가는 동안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하며 살아간다.

어쩌면 이 두 가지 속에서 갈등도 하고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할 것이다. 통영군 욕지도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마치고 타지로 나가 나머지 학업을 마치고 회사원으로 생활하다 퇴임을 하고 고향으로 되돌아온 사람. 그렇게 욕지도로 귀향한 지 25년, 횟집을 운영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글씨를 쓰며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는 사람이 있다. 올해 70세인 곽금식씨가 그 주인공이다. [편집자주]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

 

A. 경상남도 통영군 욕지도에서 태어났으며 25년 전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올해 70세이며 아내, 아들과 함께 횟집을 운영하며 틈틈이 글씨를 쓰는 곽금식입니다. 

 

Q. 글씨를 쓰게 된 동기는 있다면 ?

 

A. 어렸을 때부터 글씨를 잘 쓴다는 말을 들었고 본인 또한 글씨 쓰는 걸 좋아했다.

그동안은 바쁜 직장인으로 살면서 여유가 없어서 엄두도 못 내다가 이곳 욕지도로 들어와 생활의 기반이 잡히면서 시간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조금 여유가 생겼다.

 

1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글씨 쓰기에 몰입했다. 내가 쓰는 글씨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붓글씨가 아니고 켈리크라피다. 켈리그라피는 정형화 된 서체로 쓰는 글씨가 아닌 예술적인 감성을 담아 그림처럼 형상화 한 서체다.

 

1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해서 지금 완성 된 작품은 300-500점 정도 된다. 낮에는 영업을 하느라 짬을 못 내고 저녁 시간 동안 한 쪽에 마련 된 3평 정도 되는 작은 서실에서 2시간 정도 글씨를 쓴다. 한 달에 평균 30시간 정도 글쓰기에 집중한다. 

 

 

Q. 진주에서 개최하는 합동전에 출품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작품 소개에 한말씀 ?
 
A. 경험 삼아 두 작품 정도 출품할 예정이다. 합동전에 출품할 작품은 한국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김성우씨의 시 <돌아가는 배>라는 시다. ‘돌아가리라, 내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리라. 출항의 항로를 따라 돌아가리라‘ 라는 시구가 꼭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국은 고향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을 적은 것이라 공감이 간다. 그래서 그 글로 작품을 만들어서 출품할 예정이다.

 

Q. 글씨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

 

A. 솔직히 개인전도 하고 싶은 바람도 있지만 나이도 있고 여건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일이다. 이제는 큰 욕심을 내기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으로 만족하고 나이에 맞게 취미 활동으로만 전념 하려고 한다.


Q. 지금 ‘늘푸른 횟집’을 운영하고 있으신데 작품활동과 생활은 만족스러운가 ?

 

A. 횟집을 운영하며 생활의 여유는 얻었지만 아내가 힘들어한다.

그래서 다른 업종으로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늘 푸른 횟집의 고등어 회는 멀리 서울에서도 입소문 듣고 찾아올 만큼 유명하다. 하지만 식당업이 많이 힘들다. 아내의 나이도 있고 무엇보다 건강을 생각해서 일을 조금 줄이고 싶다. 지금 함께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아들에게도 부모가 했던 힘든 업종을 넘겨주고 싶지 않다. 몸이 조금 편할 수 있는 업종으로 바꾸려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Q. 욕지도를 찾는 관광객에게 한마디 한다면 ?

 

A. 통영, 특히 욕지도는 공기가 좋고 경치가 좋아 관광 목적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늘푸른 횟집은 경상남도 통영시 욕지면 욕지일주로 95-6번지에 자리 잡고 있다. 욕지도를 찾으시는 분들은 꼭 들러 고등어회를 드시라고 권하고 싶다. 책임지고 그 맛을 보장한다. 

 

Q. 아내 분에게도 묻고 싶다, 남편의 작품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

 

A. 남편이 붓글씨를 좋아하는데 삶에 묻혀 온전히 거기에 전념할 수 없었다. 글씨를 써서 작품을 만들어 내 놓은 걸 보면 저렇게 좋은 재주를 갖고 있었는데 그동안 묻혀 있었던 게 안타깝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