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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자수첩]남해맛집 짱구식당

찐 맛집. 남해 짱구식당

 

식당문을 열고 나오면서 요즘 신예가수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영탁의 "찐찐찐찐 찐이야 완전 찐이야
진짜가 나타났다"는 노래가 절로 나오는 집을 발견했다. 갱상도 싸나이와 고흥 아지매가 운영하는 식당.

남해군 농수산물이 집결하는 남해읍 전통시장에 자리하고 있는 '짱구식당'이다. (경남 남해군 남해읍 화전로 96번 가길3-6. T055 864 6504), 이웃집을 방문할 때 그 집의 가풍을 알려면 댓돌위에 놓인 신발을 보라는 격언이 있다.

인파가 몰리는 전통시장 안에 자리하고 있지만 식당 내부는 정갈하게 손님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 메뉴는 이곳에서 추천한 4인 셋트로 정했다. 자리에 앉자 따뜻한 메밀차가 나온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 밥상위에 오른 밑반찬 그 하나로도 이미 대만족이다.



인근에 군청과 경찰서 직원들이 애용하는 곳이자 가장 입맛이 까탈스럽기로 유명한 시장상인들을 만족시키는 곳이니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싶다. 여태 내가 먹어본 서대회 중에 베스트에 꼽힐만큼 회무침을 잘한다.

서대매운탕을 끓이고 나서 주인장이 작은 그릇에 먼저 국을 따라서 손님에게 내어주며 "간이 맞십니꺼" 묻고는 쌀뜨물에다 감자를 넣어서 전분을 가미한 국물로 매운탕을 만들었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이어졌다. 근사한 한정식집에서도 이렇게 지극한 배려는 받아보지 못했는데이곳에서는 정성어린 음식을 대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후 밥 손님과 술 손님들로 식당 안이 가득 메워지니주인장의 입에서는"더 드릴까예"가 떠나지를 않는다. 인심도 너무나 후하다. 서대회에 밥에다 이태리 음식이 부럽지 않은 청각이 들어간 쫄깃한 문어를 한 입 먹고 물엿으로 졸인 마늘쫑을 입에 넣는 것으로도 "세상에나!!"가 절로 나올만큼 음식 하나하나가 맛의 깊이가 있다.

 

이맘 때를 지나면 맛보기가 힘든 멸치쌈밥을 상추에 올리고 마늘 한조각을 얹어 오물오물 씹으면
남해의 청정한 바다가 고소한 맛과 어우러져 입안 가득히 퍼진다. 먹물과 함께 통째로 먹는 꼴뚜기 한접시를 서비스로 내어 주셨다. 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것 하나만으로도 몇 병의 술을 거뜬히 비워내겠다.

모든 음식이 푸지다 맛나다. 칡차로 마지막까지 감동을 주는 곳,먹는 것에서 인심 난다는 말을 실감나게 하는 식당이다. 요란스레 눈에 띠려 애쓰지 않아도올 사람은 다 알아서 오는 무던하고 소탈스런 모습으로 골목 안에 들어않은 짱구식당. 말동무 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주인장과 소주 한잔 기울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것이 흡족하고 마냥 좋았다.